
2011년 9월 18 제비봉(721m) : 충북 단양군 단양읍
산행코스 : 어름골식당 주차장 - 제비봉 - 545봉 - 장회나루 하산완료
산행시작 : 어름골식당 주차장 10시 19분
하산완료 : 장회나루 주차장 13시 33분(3시간 14분소요 휴식 및 점심시간포함)
10 : 19 어름골식당 주차장 들머리 도착.
11 : 02 쉼터.
11 : 29 제비봉 정상.
11 : 40 점심식사.
12 : 35 545봉
13 : 33 장회나루 주차장 하산완료.
16 : 32 출발.
20 : 30 대구 도착.

▲ 제비봉 들머리인 어름골식당 주차장,
2010년 3월 14일, 대구의 모 산악회 시산제 행사에 동참하였다가..
오늘로 두번째 인데,, 어제까지만 해도 비소식이 없더니 잔뜩 흐린 날씨에 가랑비가 내립니다...
하늘을 보니 큰비는 안오리라는 믿음으로,,, 제비한마리 몰러 갑니다..

▲ 주차장 윗쪽의 전봇대 옆으로 들머리가 있습니다..
▲ 가랑비에 촉촉하게 젖은 버섯이 생기를 찾아.. 그림을 만듭니다..
▲ 한바탕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
100년 이상은 됨직한 큰 소나무가
우람하게 버티어 겨울이면 이정표가 되어주고,,,
여름이면 산꾼에게 아낌없는 그늘로 쉼터를 만들어 줍니다..
▲ 소나무 쉼터에서 15분 가량 치고오르면 정상 바로 밑의 능선길에도
엄청나게 큰 참나무가 반겨 줍니다..
▲ 드디어 제비봉정상입니다..
그림같은 충주호가 잦은 비로 만수를 기록하고 있네요,,
▲ 한번 더 당겨보고,,
아래로는 장회 나루터가 보이고 중간에 툭 튀어 나온,,, 암봉은 구담봉인데..
마치 거대한 악어가 충주호로 잠수하는 듯 한 모습이네요..
흐린 날씨라 선명하지 못해서 조금 아쉽습니다..
▲ 인증샷은 해야 겠지요.
▲ 건너편의 사봉을 배경으로,,,
▲ 545봉...
▲ 하산길에 545봉에서 내려다 보니...
충주호 유람선이 한가롭게 구담봉을 돌아 오네요..
▲ 퇴계선생은 부인 복이 없어서 첫째 부인과는 일찍 사별을 하였고,,
다시 결혼한 두번째 부인과 아들도 47세경에 병으로 잃게 됩니다.
학문에서는 큰 성취를 이루었으나 가정에서는 불운이 겹친 것이지요.
낙담하여 우울하게 보내고 있는 대석학(大碩學)을 애통하게 생각한 정조 임금은
퇴계가 48세가 되는 해에 경치가 좋은 단양의 군수로 부임시키게 됩니다.
▲ 단양기생 <두향>과 <퇴계 이황>의 사랑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그 때 관기(관청에 부속되어있던 공식 기생)로 있던
약관 18세의 '두향(杜香)'이란 여인이 있었는데....
미모가 뛰어나면서도 총명하여 감히 대석학과
시조와 운율을 논할 수 있는 상대가 되었습니다.
▲ 기암과 호수와 푸른소나무가 한폭의 동양화 입니다..
▲ 시문에 능하고 아리따운 상대 두향을 만나서 낙으로 삼고 소일하던 중,,
충청도 지역 관찰사(도지사)로 친형인 <이해(李瀣)>가 부임하게 됩니다.
심성이 올 곧은 <퇴계>는 한개 도에 형제나 친인척이 벼슬 할 수 없다는 원칙으로
친형에게 부담을 주지않으려고 <퇴계>선생은
부임 9개월 만에 경북 풍기군수를 자청하여 떠나기로 합니다.
▲ 떠나기 전날 밤... 퇴계선생은 두향과 밤을 세워 남여간의 깊은 정을 처음으로 나누게 됩니다.
다음 날 아침 부임을 위하여 일어서려는 퇴계를 붙들고 두향은 속치마를 벗어 내밀고는,,.
이제 떠나면 영영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예감하고 두향은 글이라도 한줄 써주고 가기를 청합니다.
퇴계는 어리고 아리따운 처녀 두향의 속치마에 다음과 같은 시를 남기지요.
死 別 已 呑 聲(사별이탄성)
(죽어 이별은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生 別 常 惻 惻(생별상측측)
(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 없더라.)
진정으로 헤어짐을 아쉬워하면서도 미련을 두지 않으려는 퇴계의 마음이렸다...
두향은 방년 18세...퇴계는 48세였으니...
당시로서는 초로의 장년이 어리디 어린 처녀의 앞길을
막지 않으려는 배려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두향의 마음에는
퇴계 뿐이였습니다.
▲ 장회교에서 좌측의 계곡으로 들어가면 단양기생 두향이를
이르는 두향리로 가는길입니다.
▲ 그 뒤 두향은 새로 부임한 군수에게 간청하여
관기에서 자연인으로 호적을 바꿉니다.
자유민이 된 두향은 퇴계와의 지적인 교류 뿐만 아니라 하룻 밤의 정을 못잊고 늘 그리워하며
지금의 단양 장회나루 건너편 강선대(지금은 충주호로 수몰됨)에 움막을 치고 살아갑니다.
찾아가서 그리운 님을 만나면 되련만...
서로 그렇게 하지 못하면서 애절한 안타까움으로
세월만 하염없이 보냅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어느날...
그러니깐 두향이 38세...퇴계는 68세가 되던 해였습니다.
너무나 궁금하고 애끊던 마음을 가진 두향은 그 옛날 단양군의 이방을 불러
퇴계가 떠나고 오두막에서 키운 붉은 매화나무를 분에 담아
퇴계가 은거하고 있던 도산서원에 보냅니다.
너무나 애틋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퇴계선생의 안부를 묻고자 보내면서
20년 전에 전별시 두줄을 써 주신 치마를 다시 싸서 보냈습니다.
하고싶은 이야기를 글로 받기 위해서 이지요..
▲ 이미 은퇴하여 도산사원에서 후학을 키우고 있던 퇴계선생도
하루도 두향을 잊은 적은 없지만 차마 내색을 하지 않고 늙어 갑니다.
두향의 속치마를 다시 받은 퇴계는 20년전에 써준
5언 절귀 뒤에 다음과 같은 7행시를 남깁니다.
*相 看 一 笑 天 應 許(상간일소천응허)
(서로보고 한번 웃은 것은 하늘이 허락한 것이었네.)
*有 待 不 來 春 欲 去(유대불래춘욕거)
(기다려도 오지 않으니 봄날은 다 가려고 하는구나.)
남여간에 한번의 정을 나눔은 하늘도 어찌하겠나?
그냥 달려와서 안기면 못이기는 체하고 받을텐데....
기다려도 오지 않으니 이제는 나도 늙어서
생명이 다 되어간다는 안타까움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리고 도산사원의 계곡을 흐르던 맑은 물 한동이를 이방에게 짊여 보내 줍니다,
시원한 물을 받은 두향은 매일 퇴계를 만나듯 한종지씩 먹었다고 하네요.,
참으로 서로가 지적인 풍류를 나누는 높은 경지 였다고나 할까요..
▲ 그러다...2년이 경과할 즈음...
두향이 먹던 물에서 역한 냄새가 나고,
급기야 사발이 깨어져버렸다고 합니다...
두향은 기껏 40이 되던 해였다.
이상을 예감한 두향은 안동으로 도산서원을 찾아갑니다.
아니나 다를까...퇴계는 타계하여 초상을 치루고 있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그때 퇴계는 70이였습니다. 퇴계의 가족들은 아무도 모르던 일이라 두향은
초상집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도산서원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배기에서
하염없는 눈물만 흘렸다고 합니다.
▲ 오늘도 유유히 흐르는 저 강물이 알까요..
저 멀리 달관한듯 빙그레 미소지으며 내려다 보고 있는 금수산은 알겁니다..
퇴계선생을 사모한 두향의 사랑을요,,,,,
▲ 가신 님의 문상도 못하고 단양으로 다시 돌아와
그 애절한 마음으로 강물에 투신하게 됩니다.
투신하기 전에 지인에게 자신을
꼭 강선대(예전에 퇴계선생과 놀던)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투신한지 이틀이 지난 후에 시신이 떠올라
<두향>의 뜻대로 강선대에 묻히게 되었다고 합니다.
▲ 지금도 봄이면 단양군에서는 강선대에서
<두향>을 위해 제사를 지내며 그 정절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은 단양 8경 한번 가보십시요...
강선대에서 두향이도 함 만나보구요...
단양 8경의 명칭들은 퇴계선생이 단양군수로 있을 때
다 다녀보고 붙였다고 합니다...
▲ 바위틈에 우뚝선 저 소나무에서 <두향>의 절개를 느껴 봅니다..
▲ 강인한 생명럭..
▲ 저 위에 얹혀진 바위가 보이시나요?.,,
고릴라 얼굴 같기도하고,,, 도사견 머리 같기도하고,,,
피라밋을 지키는 스핑크스 같기도 하구요...
▲ 그 아래로는 어린 소나무가 바위틈에 분재처럼
뿌리내리기를 하고 새로운 전설을 꿈꾸고 있네요..
▲ 기암괴석의 전시장 입니다..
▲ 뒤돌아본 제비봉 능선..
▲ 제비봉의 유래는,,,
충주호에서 올려다보면 산세가 제비가 물을 차고 하늘로
날아 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 입니다.
▲ 싸모님..,,,, 제비봉에 왔으니
제비한마리 키워 보실라우?..ㅎㅎㅎㅋㅋㅋ
▲ 가운데 보이는 구담봉 너머에는,,,
옥순봉이 있고 옥순봉에서 보면 건너편 기슭에는
18살에 단양군수 <퇴계 이황>을 사랑한..
<두향>이의 묘가 있습니다..
▲ 자연은 만능 예술가입니다..
피사의 사탑을 보는것 같습니다.
▲ 장회나루 탐방센터 입니다..
제비봉의 산행은 여기서 사실상 마무리 되어 집니다..
▲ 당겨본 구담봉,,
구담봉(龜潭峯)은 물속에 비친 바위가 거북무늬를 띄고 있어서
구담(龜潭)이라고 하였답니다.
▲ 장회나루,,
▲ 산수동우회 부라보,,,,
산행하기 좋은날에 청풍명월의 충주호가 그림같은 제비봉 산행 즐거웠습니다,
회장님 이하 임원진님들 수고 많았습니다..
특히나 하산주 안주,,,
오징어와 우렁쉥이 와의 절묘한 만남..무침회
일품이었습니다.. 총무님,,굿~~ 이었습니다..
▲ 1년 6개월 만에 다시 찾아온 제비봉..
하산길의 환상적인 충주호,,
그리고... 두향이의 사랑을 그리며..
하산주 한잔에 취흥이 도도한채..
두향이를 만나러 가기위해...
행복하고 깊은 잠에 빠져 듭니다.. ㅎㅎㅎ
'산행기 > 충청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북 보은 구병산이 안겨준 운해의 선물 ~.. (0) | 2011.10.24 |
---|---|
충남 공주 계룡산 장군봉 신선봉~~ (0) | 2011.09.26 |
연리목이 있어 사랑산이 된 괴산 사랑산~~ (0) | 2011.08.29 |
충남 부여 천보산 / 낙화암의 삼천궁녀.~ (0) | 2011.06.10 |
충북 영동 백화산 주행봉~.. (0) | 2010.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