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전라도

전남 장흥 천관산에서 천상의 면류관을 쓰고 억새와 춤을 추다~~,,

요산요수. 2014. 9. 22. 11:37

 

 

2014년 09월 21일. 천관산(723m) : 전남 장흥군 관산읍.

 

산행코스천관산 주차장 - 장천재 - 금강굴 - 구정봉 - 환희대 - 천관산연대봉 -

정원석 - 양근암 - 천관산주차장 하산완료.

산행시작 : 천관산주차장 : 11시 49분 산행시작.

하산완료 : 천관산주차장 : 16시 22분. (4시간 33분 소요 : 휴식시간포함)

 

11 : 49  천관산주차장 도.

12 : 04  장천재.

13 : 08  금강굴.

13 : 21  구정봉.

14 : 18  환희대.

14 : 49  천관산연대봉.

15 : 08  정원암.

15 : 13  양근암.

16 : 22  천관산주차장 산행 완료.

 

11시 49분 : 천관산주차장 도착,

 

 

 

▲ 더없이 맑고 높은 가을하늘 아래

천관산의 기암들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 천관산 들머리 입구.

 

 

 

▲ 호남제일 지제영산(湖南第一 支提靈山)라는 글씨가

자연석에 새겨져 있는 걸로 보아서.

 

천관산의 옛 이름이

지제산(支提山)이었음을 유추할수 있다.....

 

지제(支提)란,,,

즉 "부처의 복덕이 쌓여 있는 것을 이르는 뜻" 을 지닌 말이다.

 

 

 

 

 

▲ 덕암 위석규(1878~1913) 유재지 비.

 

덕암 위석규는 1905년 일제의 강압에 의해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자 망국의 한을 품고 만주로 망명 했다.

 

그후 1911년 청나라 원세게의 원조를 받아

일제를 몰아 내려 했어나 역부족을 느끼고

노령(露領)으로 망명해 독립운동을 전개하다가 1913년 4월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한채 이국땅에서 세상을 떠났다.

 

 

 

▲ 장천재와 장안사 갈림길.

오른쪽 장천재길을 따르기로 한다.

 

 

 

▲ 관산읍 연혁과 천관산 소개를

아주 잘해 놓았다..

 

 

 

 

▲ 장천재 갈림길.

1박2일 팀들이 다녀간 모양이다..

 

 

 

 

▲ 장천재 태고송.

 

 

 

12시 04분 : 장천재(長川齋).

 

1978년 9월 전남 유형문화재 제72호로 지정된 장천재(長川齋)는

조선 중종 때 강릉참봉 위보현이 장천동에 어머니를 위한 묘각을 짓고

승려로 하여금 이를 지키게 한 것이 그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1659년(효종10) 사찰을 철거하고 재실을 창건하였으며,

1873년(고종 10) 현재의 형태로 중수하였고..

 

조선 후기 호남실학의 대가존재 위백규(魏伯珪·1727∼98)가 이곳에서 수학하고

후배를 양성했다 하며, 여러 학자들이 시문을 교류했던 곳이라고 전하고 있다.

현재도 장흥위씨 방촌계파의 제각으로서 이용되고 있다.

 



태고송(太古松).

 

조선시대 태종왕 때부터 자라기 시작했다고 하여 '태고송'이라 전해지며

600년을 날씨에 따라 바람결에 소리를 내며 지역사람들에게

날씨를 예측했던 태고송은 장흥군이 지난 1982년 12월 3일

군보호수로 지정한 높이 20m 나무둘레 2.8m의 큰 소나무다.

 

태고송은 천관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로 칭송을 받으며 600년을 살았다.

 

그러던 이 태고송이 수년 전부터 시름시름 아프더니

그만 죽어가기 시작하여 장흥군에서 죽어가는 고목을 살리기 위해

소나무에 영양제를 주사하고 썩은 가지를 베어내는 등

대수술을 하면서까지 살려내려 애를 썼지만..

결국은 말라 죽고 말았다.

 

 

 

▲ 장천재 앞을 지나 3~4분가량 진행하면

체육시설이 나오고..

 

 

 

▲ 오른쪽 단풍나무숲속으로 들머리가 보인다.

 

 

 

▲ 여기서부터 약간의 된비알인 계단길 시작이다.

 

 

 

▲ 4~5분 가량 계단을 치고 오르면 주등산로와 만난다.

 

 

 

▲ 조그만 다리를 건너서 부터는 환희대까지

벅찬 오름길의 시작이다.

 

 

 

▲ 힘든 오름길에 관산읍소재지도 보고..

 

 

 

▲ 점점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 들녁 너머로

길게누운 휘봉산, 부용산도 쉬엄쉬엄 조망해 본다.

 

 

 

▲ 압도감을 주는 거대한 기암.. 

 

 

 

▲ 저 위쪽의 환희대를 배경으로..

 

 

 

 

13시 08분 : 금강굴.

 

 

 

▲ 금강굴 내부.

 

 

 

▲ 구정봉(九情峯)을 바라보며..

 

왼쪽부터 대장봉, 천주봉, 문수보현봉, 대세봉, 선재봉, 관음봉,신중봉, 홀봉, 삼신봉 등,,,,,

이렇게 9개의 기암들을 통틀어 '구정봉'이라 한다.

 

 

 

 

 

 

▲ 바위틈에 자리한 소나무 한그루가 멋들어진 중봉 아래로..

정남진 바닷길이 열려 있다.

 

 

 

 

 

 천관산과 이성계..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후 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잡을 무렵

무학대사의 조언으로 전국 명산의 산신에게 자신의 지지를 물었을때

유일하게 천관산의 산신만이 반대하여 이성계가 바다로 귀양을 보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천관산의 이름은 화엄경에서 유래된 산 명으로

천관산은 곧 천관보살의 영(靈)이 머물고 있는

산 이란 뜻을 가진 이름이다.

 

 

 

▲ 13시 38분 : 산에 다니던중... 최고로 점심을

늦게 먹은걸로 기억 된다.

 

 

 

 천주봉.

 

 

 

▲ 거대한 공룡이 하늘을 향해 포효를 하는것 같다.

 

 

 

 

▲ 천관산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왕중의 왕옥황상제가 쓰는 왕관인 면류관에 비유를 했을까..


 

▲ 14시 22분 : 오름의 끝,,, 환희대에 서서... 

 

 

 

 산에 오르는 자가 위험한 길에서 곤란해 하다가

여기에서 쉬면 기쁘다" 라는..

뜻을 지닌 환희대..

 

고려시대 <천관산기> 에 나오는 환희대는 당시 등산로가 제대로 없어

천관산에 오르는게 위험하였다 라고 적고 있지만

 

지금 내가 이자리에,,

이렇듯 환희대에 올라 천관산의 풍광을

즐길수 있다는 건 행복이 아니겠는가..

 

 

 

 

 

 

 

 

아~~으악새 슬피우는 가을인가요..

그러나 으악새는 새가 아니다.

 

으악새는 바람이 불때마다 억새 잎이 서걱거리는 소리를

시적으로 읊은 소리이다.

 

깊어가는 가을 정취가 한아름 느껴지는 은빛물결의 억새바다가

흡사 새의 깃털로 엮어진듯..

 

님의 살결 마냥 부드럽고..

군무를 추는 학의 무리를 보는듯..

청명한 하늘아래 억새밭은 정말 장관이다.

 

 

 

 

 

 

 

 

 

 

▲ 천관산 억새 유래.

 

지금 억새가 차지하고 있는자리에는

원래 해송이 꽉 차 있었는데 1985년 큰 재앙이 닥쳐왔다.

등산객의 버너가 넘어지면서 큰 산불이 난것이다.

 

꼬박 하루를 태운 산불로 폐허가 되어버린 천관산 능선에는

그 이듬해에 폐허위로 억새가 올라왔다고 한다.

 

화마가 지나간 흔적을 억새가 고스란히 메워

지금의 새로운 명소가 탄생 했다고 한다.

 

이때 생각나는 말 "전화위복"

만약에 억새가 없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까? 생각도 해보고..

장흥군에서는 매년 이곳 억새를 관리 하기위해 헬기를 이용하여

비료 등을 주며 보호하고 가꾸고 있다고 한다.

 

 

 

 

▲ 연대봉 봉수대...

 

 

 

 

▲ 환희대에서 연대봉까지

40만평의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며

매년 10월이면 전국규모의 억새축제를 한다. 

 

 

 

 

▲ 아~~얼마나 아름다운 남도의 가을인가.

꿈을 꾸는듯 졸고 있는 다도해의 섬들과

봉황이 춤을 추는듯한 파란 하늘의 흰구름이

한폭의 그림을 만든다,,, 

 

 

 

▲ 정남진 전망대가 내려다 보인다.

 

 

 

 

▲ 아쉬움에 환희대쪽을 다시 담아본다.

 

 

 

 

 

▲ 정원암(庭園岩).

 

수백권 책을 쌓은듯 하고..

정원의 수석을 닮아 붙여진 이름인데..

기을어진 모습이

 마치,,, 피사의 사탑처럼 보인다.

 

 

 

▲ 양근암(陽根岩). 

사진아래 왼쪽은 양근암과 오매불망 마주하는 금수굴이다.

 

관산읍 방촌(傍村)에서 장천제를 지나

천관산으로 오르는 중턱에 조그마한 석굴이 있다.

이 굴은 입구가 작아 몸집이 작은 사람이 겨우 드나들 수 있으나

들어서면 넓은 굴에 잔잔한 물이 흐르고 있다.

 

이 굴에서는 약수가 난다고 옛날부터

전국에서 병약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이 굴의 물은 아침 열시경 부터 맑았던 물이 여러 곳에서

노란 물기둥이 솟구치기 시작하여 정오가 되면 물이 황금빛으로 변했다.

 

정오가 지나면 황금빛 찬란했던 물이 다시 맑은 물이 되곤 했다.

또한 오후 두시가 되면 다시 황금빛으로 변했다가

오후 네시가 지나면 다시 맑은 물로 되돌아가곤 했다.

 

이렇게 하루에 두 번씩 물이 황금빛으로 되는데

손으로 떠도 노랗고 그릇으로 떠도 노란 물이 가득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이 시간을 맞추어 금물을 먹으로 갔다고 한다.

이 곳에는 물을 떠먹는 금 그릇이 하나 있었는데

옛날 어느 날 한 젊은 여인이 그 그릇으로 물을 떠 마시고 나오다가

 

금 그릇이 욕심이 나 감추어 들고 나오다가

큰 벼락을 맞아 죽고 말았는데 그 후부터는

그 물을 먹어도 약이 되지 않았다고 전한다. 

 

 

 

▲ 양근암과 마주하는 금수굴 능선.

뒤쪽의 능선은 올라 왔던 능선길이다.

 

 

 

▲ 관산읍 너머로 노승산,, 일림산, 사자산의 산그리메가

그림처럼 펼쳐저 있다.

 

 

 

▲ 코끼리바위.

 

 

 

▲ 주차장이 보이고.

 

 

 

▲ 기분좋은 솔숲길을 빠져 나가면..

 

 

 

▲ 들머리였던 영월정에 이른다.

 

 

 

 

16시 22분 : 천관산주차장 하산완료,

 

 

 

▲ 영화 촬영장 같은 분위기인데,,,

아무런 안내표지가 없어 어떤곳인지 알수가 없다..

 

 

 

▲ 보성녹차 휴게소..

 

천관산의 기암과 억새의 향연..

이 아름다운 광경을 누군가와 같이

나눌수 없다면 정말 슬픈일 일것이다.

 

그래서 가을 산은 혼자 가지 말라고 했다..

잠시 시간이 여기서 멈출수만 있다면..

 

새 한마리 날지 않아도 스스로 새가되어 군무를 이루니

세상사 시름 다 털어 버리고 무희 속에 들어가

덩실 덩실 춤이나 한번 추고 싶은 마음이었던,,,

 

늘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한

오늘의 산행이었다.